전라도 사람? 서울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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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학교 5학년까지 난 전라도 사람이었다. 그리고 6학년이 되어서 부모님이 서울에 집을 장만하셨을 때, 난 서울사람이 되었다. 국민학교 5학년때 까지 나의 본적은 전남 곡성이었다. 아버지의 시골집이 있던 곳이었으니까. 어머니도 전남 곡성 출신이시다. 국민학교 6학년 때 내 본적이 서울으로 바뀌었을 때, 왜 부모님께서 본적을 바꾸시는지 어렴풋이나마 이해할 것 같었다.

난 전남 곡성에서 태어난 후 바로 서울로 올라온 것으로 알고 있다. 그 후 대학졸업하고 취직을 할 때까지 서울에서 살았다. 그래서 남들이 고향을 물어보았을 때 고민을 많이 했다. "서울이라고 답해야 하나? 전라도라고 답해야 하나?" 그런 고민 때문에 6학년 때인가는 고향의 정의에 대해 알아본 적이 있다. 한국에서는 고향의 의미는 모르겠고, 중국에서는 부모님이 살던 곳을 고향이라고 한다더라. '그럼 난 전라도가 고향인데... 그런데 내가 계속 살아온 곳은 서울이잖아. 왜 부모님이 살던 곳을 내 고향이라고 해야 하는거지? 거의 가 본 적도 없는데 말야.' 그런 고민이 끊이지 않았었다. 난 주변의 사람들이 너 고향이 어디냐고 물어보면 대개 서울이라고 답을 한다. 혹은 몇마디 덧붙이기도 한다. 그리고 아직도 고향이 어디냐는 질문을 받으면 어디라고 답해야 할지 모르겠다. 

그런데 왜 한국 사람들은 고향에 대해 물어보지? 지금 사는 곳이 어디야? 혹은 어렸을 때 살던 곳이 어디야? 가 아니라 고향을 물어볼까? 아마 질문자의 의도는 그냥 어렸을 때 살던 곳을 알고 싶어서 물어본 것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런데 어렸을 때 살던 곳을 왜 그리 알고 싶어할까? 그냥 동향이면 동질감을 그렇지 않으면 적으로 간주하기 위해서인가? 어찌 되었든 난 고향에 대해 물어보면 여전히 뭐라고 답해야 할지 고민부터 하게 된다. 

그런 점에서 난 어느 대학교를 나왔냐 등등을 물어보는 것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고향이 어디냐, 대학이 어디냐에 따라 나에 대한 인상이 바뀐다면 그건 정말 우스운 일이다. 그리고 대개의 한국 사람들은 그러한 정보를 획득하고 나서 상대방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것 같다.

81년 프로야구가 생겼을 때, 우리집은 자연스럽게 해태 타이거즈를 응원했다. 그리고 지금도 기아타이거즈 팬이다. 그리고 투표권을 얻은 91년 부터 내가 권한을 행사한 모든 표는 소위 친 영남권 당에게 가지 않았다. 그리고 이 블로그를 보면 알 수 있듯이, 난 한나라당을 좋아하지 않는다. 그러고 보면 난 전라도 사람에 더 가까운 건지도 모르겠다.

97년 12월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표를 던진 후, 난 대한민국 정치는 큰 짐을 덜어냈다고 생각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원흉은 아니지만 지겹게 들어오던 지역주의의 종말이 이제 김대중씨가 대통령이 됨으로써 종말을 맞이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각 지역에 사는 어린이들이 커 나가면서 지역색이 줄어들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했다. 그리고 내가 전라도사람이든 서울사람이든 그것이 중요하지 않게 되어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제, 그로부터 10년이 지났다. 소위 3김 시대는 김대중 대통령을 끝으로 종말을 맞이했지만, 지역색은 여전하다. 지금의 20대들이 경상도, 전라도로 나뉘어서 아직도 다투고 있는 모습을 보면 정말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니 이젠 이거 하나만은 확실히 알겠다. 앞으로 20년 30년간은 지역주의가 계속 될 것이라는 거.

총선을 앞두고 대운하의 반대세력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러나 무조건적이든 아니면 정말 대운하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어서이든 대운하를 찬성하는 사람이 여전히 30% 이상이다. 그리고 그들의 대부분은 한나라당을 지지할 것이다. 대운하 반대를 전면으로 내 놓아보았자 지난 10년을 잃어버린 10년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그들의 한나라당 지지를 꺾을 순 없다.

현재 여러 포털 사이트에선 의료보험 당연지정제 폐지를 이슈화 하지 못하는 야당들을 질책하고 있다. 그런데 정말 그게 이슈화 되면 경상도에 사는 서민들이 한나라당 지지를 철회할까? 아님 수도권에 사는 한나라당 지지 서민들이 지지를 철회할까? 아니라고 본다. 어떤 문제가 이슈화되어도 현재의 지지구도는 변화하지 않을 것이다. 하물며 IMF 터진 직후 열린 총선에서도 한나라당이 제 1당이 되었는데 무엇이 그보다 더한 이슈가 될 수 있겠는가.

혹자들은 한나라당 아니면 제대로 지지할 정당이 없단다. 정말일까? 정말 타 정당의 정책은 확인해 보고 하는 말일까? 우리나라 정치가 얼마나 개판이기에 소위 1%를 위한 정책을 내는 한나라당 아니면 서민들의 마음에 드는 변변한 정책을 낼 당이 없단 말인가? 한나라당은 내편, 민주당, 민노당은 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겐 민주당, 민노당의 정책이 자신들의 마음에 들어도 지지할 순 없는 노릇이다. 내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작은 땅덩어리에서 서로 반목하고 질시하고 내편 네편 나누어져야 하는 현실이 서글프고, 내가 아직도 전라도 사람이어야 하는지 서울 사람이어야 하는지 고민해야 한다는 것이 서글프다.



by 누리 | 2008/04/02 04:37 | - Small talk | 트랙백 | 덧글(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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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똥사내 at 2008/04/02 12:23
흠;ㅂ;
지는 그런 고민을 한 적이 없;ㅂ;
그냥 사는 곳이면 그만이죠
남쪽에 살고 있지만 한나라당을 지지하지도 않고
무슨 지역으로 나눠서 몰표;ㅂ;아 정말 싫어요
Commented by 나그네 at 2008/04/02 14:25
저는 부모님 양쪽이 모두 경상도이십니다.
근데 제 본적이 몇년에 한번 가볼까 말까 한 부산이더군요.
법적으로는 부산 사람이지요.
그렇지만 꿋꿋하게 서울 사람이라고 외치고 다닙니다.
난 서울 사람이거든요.
우리 세대에는 달라질 거라고 믿었는데 똑같다는 사실에 절망을 느껴요. -_-;
Commented by 누리 at 2008/04/02 22:13
똥사내// 그렇죠 그냥 사는 곳이면 그만..

나그네// 언제쯤에나 달라질련지... 안타깝습니다.
Commented by 굇수한아 at 2008/04/02 22:44
진짜 싫습니다. 아니 뭐..저도 대구 살고있지만...할아버지 할머니..아니 아버지 또래가 그러는거까지는 이해하지만...종종 재또래 친구들 중에도 할머니 할아버지의 영향으로 지역색을 뛰는 친구들이 있더군요.ㄷㄷ
Commented by 누리 at 2008/04/03 02:20
굇수한아// 그러니까 말입니다. 지역색 무서워요
Commented by 지나가다 at 2008/06/13 21:16
당신은 전라도 사람 맞습니다
Commented by 구름나그네 at 2008/12/12 16:38
님은 확실히 전라도 맞네요. 맹목적으로 다른 쪽을 비방하는 걸 보면.
Commented by 미안하지만... at 2009/09/06 23:22
지금 까지 전 좋은 전라도사람을 딱 2명 밖에 못봤는데요...

나머지는...불법체류자에다가....사기꾼.... 범죄자...등등..

물론 지역감정은 나쁘다 생각합니다...하지만...

제가 본 전라도 사람들은.... 처음엔 목숨도 줄수있는것처럼 행동하다가..

이용가치가 없으면 바로 돌아서 버리는 사람들 밖에 없어서..

그리고 전라도는 왜 항상 몰표일까요? 피해의식인가요??

계속 있을꺼 같습니다 지역감정은...;;;

그냥...그렇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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